무중력지대

[성북]

문화기획 "제철과일" : 하고싶은 일을 세상과 연결하기

2020/02/24 17:34:42

하고싶은 일을 세상과 연결하기 

청년시민발견 단체트랙 '제철과일'

 

 

2019년 한 해 동안 무중력지대 성북(무중력지대 성북@아리랑고개, 이하 무지랑)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삶의 궤적을 그리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한해의 소중한 만남을 담아 이들 청년의 이야기가 모두의 경험이 되도록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사회·세대·도시의 문제를 커뮤니티의 움직임으로 풀어가려는 청년들의 시도를 지지하는 청년시민발견, 그중 음식을 소재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하는 팀 ‘제철과일’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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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명: 제철과일 

인터뷰 참가자: 박솔바로(제철과일 팀 대표)

관심/주제: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한다는 것의 의미와 어려움

참여사업: 청년시민발견 

홈페이지/SNS: 

Facebook ‘제철과일’ 

Instagram @seasonandwork.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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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이 기획과 제작 못지않게 중요한 포지션임을 느꼈어요.
 

Q. 안녕하세요, 제철과일이란 팀에 대해 알려주세요.

의식주 중 ‘식’ 부분에 집중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팀입니다. 법인 형태를 띠고 있는데 현재 4명의 코어 멤버로 활동 중이에요. 저는 사업자등록증 상의 대표이면서 행정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박솔바로이고요. 나머지 셋은 다큐와 양, 에밀이란 닉네임의 친구들이에요. 모두 남자들이고 둘씩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다큐는 팀 내에서 영상제작 등 홍보 전반을 맡고 있고요. 양은 사용자 경험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해요. 에밀은 요리사라 관련 지식과 인맥이 풍부해서 식문화 쪽 콘텐츠를 개발합니다. 이 네 명의 팀이 현재 정릉시장에 있는 공유주방인 청년살이 발전소라는 공유공간을 운영해요. 공간 운영은 물론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거나 팟캐스트 제작, 기사 쓰기 등을 합니다. 

 

Q. 해당 팀에서 운영하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 보여요. 

공유공간 운영은 엄밀히 말해 성북문화재단 직원으로 하는 일이기도 해요. 저희 팀 자체가 성북문화재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만든 팀이거든요. 성북구청이 산하 건물 중 하나를 성북문화재단에 위탁했는데, 재단 측에서 이 공간을 식문화에 기반해 문화기획을 하는 저희들이 운영할 수 있도록 했어요. 공간 디자인부터 저희 팀이 담당했는데요. 주방 조리설비, 커뮤니티 홀 등을 직접 기획해 만들었어요. 

 

Q. 미디어를 만드는 일부터 공간 조성 및 운영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해왔네요. 이런 여러 활동 속에 제철과일 팀의 활동을 관통할 만한 주제가 있을까요?

식문화와 관련해 장사 이상의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는 거예요. 최근에는 식문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형 장인에 관심이 있어요. 이를테면 일본 같은 경우 집안의 일을 몇 대째 이어 하는 식의 모습을 장인이라고 하잖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한국형 장인은 기존의 커리어를 버리고 완전히 다른 분야로 직업을 전환하는 사람들이에요. 이들은 여행작가였다가 요리사를 하기도 있고 요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슬로푸드 운동가로 활동하는 등 식문화 이상의 것들을 추구하려 하죠. 가깝게는 함께 청년시민발견에 참여했던 한주희 님(설탕타파 프로젝트 진행)처럼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을 발굴하고 연결하려고 해요.  

 

Q. 청년시민발견에 지원한 동기는 뭐였나요?

2018년 동안 행사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많이 했죠. 그때는 홍보에 대해 고민했어요. 작은 규모도 큰 규모도 있었는데 거의 지인들만 초대해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다단계처럼 느껴졌죠.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었어요. 예산과 지원금이 있다 보니 참가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참여 가능한 행사였지만 자괴감 같은 것만 들었지요. 우리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나 의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팀 내부에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찾고 연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죠. 이 사람들이 활동한다는 걸 어떻게든 큰 소리로 외쳐보고 싶었고, 그 외침을 위한 수단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때 떠올린 게 커피 등의 식음료를 이용할 수 있는 이동형 설치물 ‘파킹테이블’이었습니다. 

 

Q. 파킹테이블이란 아이템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이탈리아 사례인데, 카페에 찾아오는 다음 사람을 위해 자기 돈을 내고 커피를 사두는 문화가 있어요. 저희 팀은 이걸 한국에서도 하고 싶었어요. 커피로 할 수 있는 힙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커피로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는 거죠. 그런 이유로 파킹테이블을 이동식으로 만들었어요. 테이블이 있는 곳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오가며 누군가는 자선으로 두 배의 커피 값을 지불하는 식으로, 삭막한 공간을 사람들이 오가며 공원화시키는 일도 상상했지요. 

 

 

Q. 청년시민발견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파킹테이블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써서 3, 4월 동안 준비해 4월에 청년시민발견에 지원했어요. 문제는 파킹테이블을 이용해 사업을 운영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거였죠. 설치물을 갖고 특정 장소를 일시적으로 점유하는 것 자체가 어렵더라고요. 주차장 같은 장소들은 꿈도 꿀 수 없었고요. 정릉시장 같은 곳에 머물러보려 했는데 상인회로부터 큰 제재를 받기도 했어요. 결국 파킹테이블을 설치미술품으로 활용할 방안까지 생각했는데, 활용방안에 대한 결론이 잘 나오지 않아 청년살이발전소 2층으로 옮겨뒀어요. 그래도 시행착오를 하는 과정 전부가 청년시민발견에서는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자율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으니까요.

 

Q. 프로젝트의 무대가 성북구였어요. 어떤 ‘지역’에 주목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저희가 만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성북구 사람들인 상황에서 나온 기획이었어요. 나중에 느끼게 된 건데, 성북구에서는 뭘 해도 할 수 있는 지역구 같았죠. 저희 팀이 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이기도 하고요. 오프라인에서 자기 발로 공간에 와서 앉거나 버스를 타도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 딱 이 정도의 반경에서 가까운 고객을 상대하는 게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Q. 청년시민발견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작물을 만들면 그 이후의 운영계획까지 있어야 한다고 느꼈어요. 파킹테이블은 기획과 제작까지는 열심히 했다가 운영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은 거잖아요. 운영이란 게 기획과 제작 못지않게 중요한 포지션이더라고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세상이 원치 않는 일일 수 있다는 점도 느껴요. 사업은 예술이 아니니까요. 저희는 사업을 진행하는 도중에 사람들의 반응을 묻고 다녔지만, 상인회 같은 지역상권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얘기해보는 게 제일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 상권이 아닌 다른 곳에 의견을 묻다가는 겉도는 결과가 돼요. 그 외에 상권과 장소 점유 등의 과정에서 배려해야 할 게 많다는 점을 알게 해준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Q.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해보고 싶어요? 

음식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계속할 거예요. 원래 요리하던 사람이 아닌데 요리하는 일을 하게 하는 일종의 퇴사학교 버전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걸 들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웹매거진이나 외국어 공부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도 있죠. 식문화와 관련해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외국의 사례도 발굴할 거예요. 그 부분을 잘 아는 외부 강연자들을 초청해 작은 행사나 정기 소모임 등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분기별 모임이 될 수도 있고 1년에 한 번 할 만한 축제형 행사를 기획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하나씩 활동을 쌓아가며 문화기획 커뮤니티 서비스 회사를 해나가려 합니다. 이런 목표를 바탕으로 활동 기반을 넓혀줄 파트너를 찾을 거예요. 

 

 
청년시민발견 단체트랙